뭐, 공식적인 리뷰도 아닌데 외국어 표준 표기법 지키지 않아도 크게 상관없으려니, 중얼거리면서
지난 도쿄 여행 둘쨋날에 긴자의 스즈란 거리 안쪽에 위치한 마리아주 프레르의 2층에서 차를 마셨습니다. 원래는 하루에 1~2번 정도는 차나 커피나 간식을 먹으면서 쉬기로 했는데, 돌아다니다보면 역시나 시간이 넉넉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예정했던 마리나 드 부르봉에는 들르지 못했지만, 이 곳에서 얼 그레이 마들렌♡을 맛본 것으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프랑스의 마리아주 프레르보다 모던한 분위기라고 들었는데, 관광객이라지만 티셔츠 차림은 부담스러운 가게인 듯 합니다. 예쁘게 입고 갔으면 좀 더 분위기에 어울렸을지도 모르겠어요. 꽤 감격했던 포트에 관한 얘기는 다음 포스팅으로 미룹니다. (음하핫)
저희 일행이 앉았던 테이블입니다.

마침 창가 자리가 나서 얼씨구나하고 앉았는데, 안쪽 과자 쇼케이스 근처 자리도 멋져 보였습니다.(슬금슬금 훔쳐보는 나쁜 손님) 저는 피곤해서 과자를 고르러 가지 않고 테이블에서 -옆 자리 언니가 푸딩을 먹고 있길래-푸딩을 추가 주문했습니다.

이것 만큼은 단언할 수 있는데, 푸딩 자체는 나폴레옹의 푸딩이 맛이 더 진했습니다. 맛은 연했지만, 푸딩 윗 쪽에 다갈색으로 약간 탄 듯한 부분 때문에 나폴레온 것 보다 부족한 맛이라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걸 제과용어로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푸딩 위에 설탕을 뿌리고, 윗쪽에서 직화로 가열하여 자글자글 태운 뒤에 식혔다고 하던데요. 그렇게해서 만들어진 얇은 설탕과자막이 바스락거리며 입 안에서 푸딩과 어우러지는 점이 재미있었어요. 위 쪽에 단맛층이 있으니, 푸딩을 진하게 만들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한번 나폴레옹 것을 같은 식으로 해서 먹어봤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덧붙임)하지만 나폴레옹 푸딩은 홍차랑 같이 먹기엔 맛이 너무 진해서 어울리지 않았어요. 그점에서 캐러멜라이즈 된(danew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푸딩의 승리!
그건 그렇고,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푸딩 위에 덩그러니 놓인 마들렌이 보이십니까? 저는 그냥 그저 그런 마들렌이겠거니 했었어요. 위에 이런 것도 얹네, 재미있어라, 하고 덥썩 씹었는데. 흐아아아아아앙~♡
하느님 만세, 하나님 만세, 부처님 만세, 삼신할매 만세!
홍차 과자 중에 최고!최고!!최고!!!
씹으면 베르가못 향이!!! 싸아~♡♡♡ 입 안에 가득하다가 (입안에서 코로 연결된 그 두개의 구멍을 통해^^;)위로 올라가, 코 속의 점막에 아주 살짝♡ 닿습니다. 그 살짝♡이 너무나 적절해서 기가막히더라구요. 그리고 홍차를 한모금 머금으니 ...하아하아... 파실하니 질감도 최고였고, 단 맛 또한 고급스러워서, 앞에 있는 짝꿍에게 나눠 줄 생각은 손톱 만큼도 하지 못하고 혼자서 다 먹어버렸습니다. 지금까지 마들렌이라는 과자를 무시했었어요. 하지만 그 덕에 맛있게 만들면 맛있는 것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서울에 돌아와서 그 맛을 추억하면서 쓰는 글이라, 아무래도 상상 속에서 실제의 맛이 더 부풀려졌을 수 있습니다. 한동안 먹을 수 없다는 것 때문에, 환상의 맛으로 만들어 버린 것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①홍차를 좋아한다, ②도쿄의 긴자에 갈 일이 있다, ③홍차맛 과자를 좋아한다, 이 세가지 요건에 해당되시는 분이라면 꼭 들르셔서 이 푸딩에 곁들인 얼그레이 마들렌을 잡숴보셨으면 해요. 꼭 잡숴보세요.









덧글
채다인 2004/10/03 00:47 # 답글
아아...이오냥님 염자앙....on_;제 경우에는 일본에 있을 때에는 거의 케이크부페였군요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하는 사람이라 'ㅇ')
보통 1500엔 정도면 먹을만한 케이크가 나오기 떄문에>_</
니케 2004/10/03 00:55 # 답글
마들렌이라..고급 쿠키져..제가 제과쪽 학생이긴 하나 기본적인 것만 알고
그리고 푸딩 쪽은 그다지 각광받는 계열이 아니기 땜시 전문가가 아님 잘 모름..(나중에 학교 복학하면 교수님께 한번 물어보죠..ㅎㅎ)
danew 2004/10/03 02:36 # 답글
캐러멜이라고 합니다. 설탕을 뿌리고 토치로 열을 가해주고 나면 녹아서 지글거리다가 굳게 됩니다(캐러멜라이즈).라케시스 2004/10/03 04:45 # 답글
저 포트덮개(라고하나요?) 너무 귀엽네요~ 돈데크만이생각나기도 하고..^^ 토로 좋아하시나 봐요! 저도 토로 넘
귀여워한답니다.
아리스 2004/10/03 08:16 # 답글
...베르가못 향이!!! 싸아~♡♡♡... & ..앞에 있는 짝꿍에게...=> 염장의 콤보에 K.O.똥사마 2004/10/03 09:31 # 답글
사진으론 뭔가 팍 안땡기지만..그게 생각나는데요..얼마전에 흥분하면서 봤던..베이커리코믹스..;
이오냥 2004/10/03 13:35 # 답글
채다인//달콤한 염장♡ 그녀의 이름은 얼 그레이 마들렌♡이랍니다.
방문했던 전날인가 전전날 TV에 나왔다는 케익 부페에 가본 적이 있어요. 유락쿠쵸역 근처에 있는 850엔짜리(음료 별도) 부페였는데, TV 방영때문에 1시간 넘게 줄서서 기다렸지만 괜찮더라구요. 샌드위치도 피자도 파스타도 맛있었고. 하지만 '이거다!'싶을 정도로 특출나게 맛있는 케익은 없었어요. 아마도 그게 전략이겠지만.
니케//
제과전공이시군요. 앞으로 친하게 지내요^^;;;;;(흑심덩어리)
danew//
맞아요. 캐러멜화였어요. 이제 기억이나네요. 달구던 그것도 토치였고. 120엔 회전초밥집에서 토치로 겉만 슥슥 익혀서 내놓는 걸 본 적이 있어서 그 때 이름을 기억해둔 줄 알았는데, 막상 글로 남기려니 머리 속이 텅 비네요.
라케시스//
토로는 만인의 연인입죠!
저는 저 포트를 보고 철인24호가 생각났었답니다^^
아리스//
그러니까 내가 다같이 올빼미 여행 가자고 했던 거 아니우.
똥사마//
어떤 베이커리 코믹스셨나요?
니케 2004/10/03 21:10 # 답글
음..코믹스라 하면 "따끈따끈 베이커리" (焼きたて!!ジャぱん)인거 같은데..볼만함..(삐에로의 퍼모먼스를 이해하는건 힘들지만..)
이오냥 2004/10/03 21:19 # 답글
니케// 따끈따끈 베이커리 말씀이로군요. 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삐에로는 일본 말장난이라 번역 하시는 분이 고생하셨겠더라구요. 라이센스판을 봤는데 저도 몇 가지만 빼고 전부 이해불능이었어요^^;미냥 2004/10/05 00:27 # 답글
컥... 정말 식욕을 돋구는 사진이네요...우우 살 찌는 것 상관안하고 한국에도 맛있는 곳이 있었으면 해요
이오냥 2004/10/05 00:50 # 답글
미냥// 맛있는 곳이 있을거에요. 특히 청담동 일대... 저는 비싸서 그런 곳에는 못 가지만 미냥님이시라면! 여기저기 가보시고 제게도 귀띔을 해주세요. 히히xmaskid 2004/10/07 08:31 # 답글
푸딩위에 설탕 뿌리고 토치로 녹여 딱딱하게 만드는 디저트는 크림 브륄레(Creme Brule) 라고 불립니다. 미국에서는 대표적인 걸프렌드 디저트라고 하죠. (남친이 여친 초대한후 솜씨를 발휘해서 대접한다는 의미에서...^^)이오냥 2004/10/07 18:11 # 답글
xmaskid// 크림 브륄레라고 하는 것이군요. 그러고보니 영수증에 그렇게 쓰여있었는데 가나로 쓰여있어서 알파벳으로 찾아볼 생각을 안했었어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걸프렌드 디저트는 요리 안하던 남자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디저트!라는 의미일까요?!!달빛느낌 2004/10/09 19:59 # 답글
저건....제가 학교에서 고생하면서 만들었던 크렘 브륄레가 아닙니까!! .....ㅡ.ㅡ 맛은 정말 맛있는데, 집에 토치가 없군요...이오냥 2004/10/10 00:19 # 답글
달빛느낌// 오... 크렘 브륄레... 만드는 법을 살짝 흘려주시면 혼자서 숨어서 해볼께요^^;